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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금융 오디세이 by 차현진
    독서 2023. 11. 12. 16:30
    1. 평상시에는 군주의 존재감이 화폐제도에 뚜렷하게 박혀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화의 앞면을 '헤드'라고 부르는 이유는 거기에 보통 군주의 얼굴이 새겨졌기 때문이다. (64쪽)
    2. 오늘날 체코 동남부 보헤미아 지방의 요아힘은 은광으로 유명하다. 스페인이 남미에서 은광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요아힘에서 캐낸 은이 은화의 대명사였다. 유럽 사람들은 '요아힘 계곡에서 만든 돈'이라는 의미로 '요하힘스 탈러'라는 말을 썼다. 요하힘스 탈러라는 말은 스페인의 식민지 네덜란드에서 '탈러'로 축약되었고, 이 말이 다시 스페인에 이르러 '달러'로 변형되었다. (70쪽)
    3. 중세 후반부터는 자유제국도식들이 황제마저 밀어내고 거의 완벽한 자치 상태를 누렸다. 그러니 도시 안에 사는 상인들은 통일을 바랄이유가 없었다. 이것이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민족국가 출현이 유난히 늦어진 이유였다. (103쪽)
    4. 왕실이 가진 모든 사업을 독점하면서 국세 수입을 통해 배당이 보장되는 회사에 저리로 대출까지 받아 투자할 수 있다는데 이를 마다할 사람이 없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스페인이 차지한 남미나 영국이 차지한 인도처럼 아칸소가 조만간 프랑스를 위해 금을 쏟아내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이 회사 주식을 사기 위해 몰려들기 시작했다. (177쪽)
    5. 투기와 버블이 인류의 역사에서 기록된 것은 종교개혁 이후다. 인간의 욕망이 종교의 권위를 통해 잘 통제되던 시절에는 사회 전체가 투기에 빠져들거나 버블이 폭발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다. 인간의 내면적 욕망뿐만 아니라 과시적 소비와 부의 축적까지도 죄악으로 생각하던 가톨릭 세계관의 미덕이었다. (183쪽)
    6. 이자(interest)란 두 시점 사이(inter)에 달라져 있는 것(est, being), 즉 차이(difference)라는 뜻이다. 그 차이는 대금업자나 은행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시간)이 만든다. 종교개혁을 이끈 장 칼뱅이 대금업을 합법화한 이유다. (244쪽)
    7. 은행들은 택배업체가 아니므로 돈을 직접 운반하지는 않는 대신 중앙은행에 예치해 놓은 지급준비금을 이용한다. 즉 송금이나 추심을 부탁받은 상업은행이 중앙은행에서 돈(지급준비금)을 찾아 고객의 지시를 수행한다. (249쪽)
    8. 케인스는 <화폐론>을 통해 저축과 투자는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불경기에는 과감한 재정지출과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을 통해 소득 수준을 높여야 투자가 늘어나면서 원래대로 저축과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국가 경제에 영향력이 큰 연란은행을 국유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82쪽)
    9. 고전학파 교수였던 라이어넬 로빈스는 "객관성을 지향하는 경제학과 주관성을 버릴 수 없는 윤리학은 양립할 수 없다"면서 케인스의 비과학적 태도를 비판했다. 이에 케인스는 "경제학은 내적 성찰과 가치 판단을 따를 수밖에 없는 윤리과학"이라고 잘라 말했다. (290쪽)
    10. 모든 금융사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에레혼이나 포야이스와 같은 유토피아를 꿈꾸는 로망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탈중앙화 금융(DeFi)', 즉 법정화폐와 금융기관이 사라진 무정부 상태를 미래사회의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굳게 믿는다. (354쪽)
    11. 그때 이승만 대통령도 엄청난 무력감을 느꼈을 것이다. 외환 정책에 관해서는 고만한 작은 일로도 미국 정부의 훈시와 간섭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독자생존권이 없는 최빈국 대통령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380쪽)

     

    < 금융 오디세이 > 차현진 지음, 메디치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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